음악의 출판에 관한 이야기
피프티 피프티 사건
요즘 ‘피프티 피프티’ 라는 아이돌 그룹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아이돌 음악에 문외한인 저에게도 들려온 ‘피프티 피프티’ 이 말의 뜻이 문득 궁금해져서 영어 사전 검색을 해보니 그 의미가 the same in share or proportion 몫이나 비율을 똑같이 equally 동등하게.. 이런 뜻이더군요.
‘피프티 피프티’의 멤버들(새나, 시오, 아란, 키나)과 이 팀을 기획(어트랙트)하고 제작(더기버스)한 이들은 각자가 열심히 노력해서 팀을 키우고 성과를 내서 어떤 형태로든 이익을 균등하게 나누고자 했었나 봅니다. 다수의 창작자들이 의기 투합해서 음악을 만들어 내는 모양이죠. 이렇게 만든 창작물을 공동저작물이라고 합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음저협)에서 검색해봤습니다. 미국의 빌보드 핫 100에 11주 연속 차트인한 ‘피프티 피프티’의 히트곡 ‘CUPID’.
‘CUPID’의 공동저작자는 작곡자(Composer) SIAHN(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작사자(Author) AHIN, 키나(KEENA), SIAHN 입니다.
이들은 공동저작자로서 권리 지분을 가지고 있죠. 한 언론사에서 이들의 지분 구조를 취재해서 공개했습니다. 참고로 음악저작권협회는 저작권자가 동의해야 지분 내역을 일반인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안성일 대표와 권리출판사인 주식회사 더기버스는 저작권자로서 95.5%의 지분을 나누어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작자들 사이의 개별 계약에 따라 실제 수익 분배율은 다를 수 있지만, 저작권법만 놓고 보면 안 대표와 그의 회사 더기버스가 ‘CUPID’ 음악이 성공하여 얻은 수익을 대부분 취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다만, 공동저작물인 곡과 관련해서 제3자와 계약을 할 경우 소수지분권자인 키나, AHIN 의 동의는 필수라는 점이 중요하지요.
권리출판사: 뮤직퍼블리셔 music publisher 라고도 불립니다. 저작권자의 권리를 대행하여 곡이 출판, 발행될 수 있도록 퍼블리싱권 publishing rights 을 행사하여 저작권자에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래 ‘CUPID’는 스웨덴 학생 3명이 원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안성일 대표가 이들에게서 음원을 구매해와서 한국적으로 편곡했다고 하는데요. 음원을 구매할 때 저작권도 2차저작물작성권을 포함하여 양도받았다면 음원을 구매한 사람은 이를 편곡해서 새로운 곡(2차저작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음악 프로듀서인 안성일 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음저협에 ‘CUPID’ 원곡의 저작권자로 등재를 한 것이죠.
이렇듯 음악저작권자에는 작곡자(C), 작사자(A), 편곡자(AR) 가 있습니다.
그런데 음악저작권협회 자료에 저작자로 기록되지 않은 기획자 어트랙트 주식회사, 새나, 시오, 아란 등 팀 멤버들은 어떤 지위를 가지는 것일까요?
바로 저작인접권자입니다. 저작인접권은 저작권자의 주위에서 저작권자에 기여한 이에게 주어지는 권리(neighboring rights)로, 음반(음원) 제작자, 실연자, 방송사업자에게 주어집니다.
‘CUPID’ 음원 제작 및 녹음을 처음부터 기획한 어트랙트는 저작인접권자로서 제작된 음원에 대한 권리, 마스터권(mastering rights)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새나, 시오, 아란, 키나 는 실제로 연주 활동을 하는 실연자 performer 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랩 가사를 작사한 래퍼 키나는 싱어송라이터로 불릴 수 있겠지요.
현재 이 팀 관련하여 소송이 진행 중이고 조정 절차는 결렬되었다고 합니다. 이 분쟁에는 저작권 이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트랙트가 더기버스에 곡 제작을 의뢰할 때, 즉 용역을 맡길 때 저작권자를 안성일 대표 또는 더기버스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안성일 대표가 스웨덴 학생 3인으로부터 저작권을 양도받은 것이 적절한 매절 계약이었는지 여부 등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저작권은 저작권법으로 규율됩니다. 그러나 법의 일반 원칙인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개별 계약에서 당사자 사이 저작권 관련 사항을 정해 놓았다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합당하지요. ‘피프티 피프티’가 분쟁의 고개를 넘어 다시금 도약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