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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어리 없는 브루어리!? 집시 브루잉

Tags
브루어리
수제맥주 펍
맥주 용어
Updated date
2023/01/30
Created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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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어리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는가? 커다란 건물에 들어서 있는 은빛 양조설비와 굴뚝, 맥주로 가득찬 발효조. 하지만 아무런 설비도 없이 맥주를 만들어 파는 브루어리도 있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가지고 다른 브루어리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의 ‘계약 양조(컨트랙트 브루잉)’를 하는 브루어리를 ‘집시 브루어리’라 부른다. 수제맥주 유행의 1세대 맥파이, 설레임으로 사워에일의 유행을 이끈 와일드 웨이브, 맥덕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집시와 끽비어 컴퍼니가 집시 브루잉에서 시작한 대표적인 국내 브루어리들이다. 집시 브루잉은 관리해야할 양조장이 없고 직원도 적은 만큼, 맥주의 레시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한 곳의 양조장에 위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다양한 양조장과의 콜라보를 통해 개성있는 맥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장점만 있는 것 같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자신들의 장비가 아닌만큼 꾸준한 품질 관리가 어렵고, 위탁하려는 브루어리들의 양조 스케쥴이 빡빡할 경우에는 원하는 시기에 양조할 수도 없다. 그런 이유로 충분히 인지도를 높이고, 맥주 수요량이 바탕이 되는 집시 브루어리는 양조설비를 갖추고 직접 맥주를 만드는 일반적인 브루어리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했던 맥파이, 와일드 웨이브, 서울집시, 그리고 끽비어 컴퍼니 모두 지금은 자체 양조장을 가지고 있다.

서울 집시

항상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는 맥덕의 성지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107 영업시간 - 16:00~23:00, (주말 :15:00 ~ 23:00,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 @seoulgypsy
이름부터 집시가 들어가 있는 ‘서울 집시’는 국내 맥덕들의 성지로 유명하다. 지금은 자체 양조 설비를 갖춰 집시 브루어리가 아니지만, 시작부터 2022년까지 집시 브루잉을 하면서 그야말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제맥주가 무엇 인지를 보여왔다. 만들기도 어렵고, 팬 층도 확보하기 어려운 새콤한 맛의 사우어 에일이나 직접 배양한 야생의 효모를 이용해 만든 와일드 에일, 세종 같은 맥주를 꾸준히, 그것도 맛있게 만들고 있다.
한옥 스타일의 인테리어에다 종묘의 돌담길을 마주하고 있어 고즈넉한 정취를 즐기며 수제맥주를 즐기기 좋다. 음식도 맥주 만큼이나 개성이 넘친다. 기본적으로 동서양의 요리를 조화롭게 융합한 음식들이 많은데, 요리 자체도 맛있는 데다 같이 페어링하기 좋은 맥주 종류도 다양한 것이 장점이다. 라거 계열부터 새콤한 사우어 에일, 드라이한 세종, 홉 향이 빵빵 터지는 진한 IPA까지 있으니 직원에게 음식과 맥주의 페어링을 추천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맥파이 브루잉

경리단길을 지키는 수제맥주 1세대의 맛

주소 -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44-1 영업시간 - 15:00~23:00 (지하 17:00~01:00) 인스타그램 - @magpiebrewing/
수제맥주 붐의 1세대로서 경리단길에 자리 잡은 뒤, 수많은 술집과 음식점들이 바뀌는 동안 그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오픈 형 구조의 1층 펍인 브루샵과 넓은 공간의 지하 펍인 맥파이 베이스먼트가 나란히 있다. 브루샵에서는 바 자리와 심플한 테이블 자리가 있어, 혼맥하기도 좋지만 1층에 앉기란 쉽지 않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니, 저녁 시간대에는 자리가 없을 확률이 높다. 넓고 깔끔한 지하가 있으니 실망할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바 자리와 테이블 자리가 있다. 적당히 어두운 톤의 인테리어와 조명은 사람이 적거나 많거나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맥주 라인업은 일년 내내 바뀌지 않는 코어 맥주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시즈널 맥주가 나눠져 있다. 코어는 페일에일, 포터, IPA 등 알콜도수 4~5%내외에 부담없이 마시기 좋은 종류가 대부분이다. 맥파이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맛을 자랑하고 있으니 믿고 마실 수 있다. 시즈널 맥주들은 제철 과일이나 허브 등을 사용한 계절에 맞는 알콜 도수와 풍미를 갖춘 맥주들이다. 새로운 맛을 기대한다면 ‘한정판(Exclusiv)’ 표시가 붙어있는 맥주를 시도해보자.

끽비어 컴퍼니

수제맥주계의 어벤져스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 157 3층 외부 다열 376호 산림동 영업시간 - 16:00~23:00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 @ggeek_beer
세운상가 3층, 얼핏 보면 펍인지 알아채기 힘든 곳에 끽비어 컴퍼니가 있다. 펍 이름을 알려주는 표시라고는 가게 앞 창틀에 놓인 자그마한 표지판에 쓰여진 ‘끽’ 한글자가 전부다. 마실 끽(喫), 어떤 것에 푹 빠진 마니아를 의미하는 영어 ‘Geek’ 에서 따왔다. 펍, 씨서론, 브루어리, 홈브루잉 등 다양한 경험을 갖춘 능력자 5인방이 브루펍을 목표로 뭉쳤다. 하지만, 세운상가 3층의 이 조그만 공간은 카페나, 펍을 하기에는 적당하지만 양조설비가 들어가기엔 너무 작았다. 브루펍 대신 펍을 오픈한 이들은 집시 브루잉으로 자체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고, 역시나 전문가들의 모임 아니랄까 초창기부터 높은 수준의 맥주 맛으로 인정받았다. 충분히 자신감도, 인지도도 생긴 2020년, 때마침 크래머리 브루어리가 확장이전하게 되자, 양조장을 인수하여 집시 브루잉 끝나고 본격적인 브루어리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연중 판매되는 year-round 맥주로는 검증된 맛의 스밈 에일, 꿀꺽 라거가 있다. 2022년에는 매달 음악 그달의 감성에 맞는 음악을 내던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처럼 매달 한 종류씩 꾸준히 새로운 맥주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인 ‘월간 끽비어’ 를 선보여 수제맥주의 도전 정신을 보여줬다. 바테이블과 4인 테이블 3~4개 정도의 공간이니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을 감안하고 가도록 하자.